K제약·바이오, 공격적 미국 진출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미국 현지 파트너 협력사 통한 간접판매(간판)에 이어 직접판매(직판)망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직판은 현지 제약사를 인수합병(M&A)하거나 현지 법인이나 현지 기업과의 조인트 벤처를 설립해 직접 운영하며 영업하고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최근 들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미국 직판이 빠르게 증가하는 이유는 ▶판매협력사 수수료 절감 따른 높은 수익성 ▶제품 가격 탄력적 조정에 따른 경쟁력 확보 ▶미국 법인 통한 안정적 신제품 영업과 홍보 ▶미국시장에서 한국제약·바이오 기업 성장 효과 등이다. 한 관계자는 “경제 규모가 매우 큰 미국 시장에서 인정을 받으면 엄청난 수익도 기대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세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붙일 수 있다”면서 “미국에 거점을 두면 신약 출시할 때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데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지 법인·제약사 인수 통한 직판 SK바이오팜은 미국 시장에 직판으로 처음 진출했다. 2020년부터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설립해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한국 제품명 세노바메이트)를 직판하고 있다. 직판은 매출 총이익이 90%에 달하며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SK바이오팜 계열사인 SK팜데코도 미국 세포유전자치료제(CGT) 기업 CBM을 인수하며 세계 의약품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유럽과 미국에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CGT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CBM의 인수로 SK팜테코는 전 세계 의약품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유럽 양대 시장에서 합성의약품과 CGT 모두를 아우르는 현지 공급망을 갖추게 됐다. 셀트리온 헬스케어(HC)는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현지 법인을 활용해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플라이마(성분명 아달리무맙)’의 허가를 받아 영업에 나섰다. 유플라이마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다. 지난 4월 출시한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도 직판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미국 바이오 기업 ‘아베오 파마슈티컬스’(AVEO Pharmaceuticals)를 인수하며 항암제 시장 영업망을 확보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추후 미국 시장에서 항암 신약을 지속해서 상용화하고 직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간접판매 방식 영업 기업의 선호나 비용을 고려해 직판보다는 간판을 선택하는 기업도 많다. 특히, 초기 영업망 구축에 비용이 많이 들어서 모든 기업이 직판에 나설 수 없다. 간판의 장점은 현지 파트너사의 기존 영업망과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효율적으로 제품을 시장에서 유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간판으로 해외 시장 영업에 나선 대표적인 기업은 메디톡스(보툴리눔 톡신 제제), 삼성바이오에피스(바이오시밀러), 한미약품(신약), 대웅제약(보툴리눔 톡신 제제) 등이다. 메디톡스는 비동물성 액상형 톡신 제제 ‘MT10109L’의 연방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을 준비하는 단계에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우도 유럽과 미국에서 바이오젠·오가논 등 파트너사를 통해 제품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파트너사 스펙트럼을 통해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베돈’을 판매하고 있는 한미약품도 영업의 효율성과 이익 증대를 위해 간접판매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또 대웅제약이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를 출시하면서 현지 로열티 프로그램 '에볼루스 리워즈(Evolus Reward)'에 가입한 고객 수는 60만 명을 돌파했다. 에볼루스 리워즈는 나보타의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의 고객 대상 로열티 프로그램으로 밀레니얼 세대가 주 타킷층이다. 이은영 기자 lee.eunyoung6@koreadaily.comLG 삼성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시장 진출 제약사 인수